원래 나 같은 사람은 이런 종류의 영화를 안본다.
심각한 흉터로 남아있는 큰 부상자국을 시간이 지난 후 일부러 후벼파보며 자세히 들여다보고 ,
다시 한번 마음의 불편함을 느끼는걸 강요받고싶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화려한 휴가 ‘ ‘남영동1985’ 같은 영화들은 외면하고 살았는데,
강호느님 주연이라는 것만으로 ‘변호인’ 은 나를 자동적으로 관람석에 앉게 했다.
하필이면,,,,
국정원 선거개입 관련 문제가 뉴스에 지겹도록 다뤄졌고,
조짐을 보이는 각종 민영화에 대한 경계심으로 촉각을 곤두세우는 이런 시점에 ,,
하필이면, 안녕들 하시냐는 대자보 내용들이 한파 후 수도계량기 동파신고 하듯 올라오는 이런 시점에 말이다.
예상대로 영화는 과하지않게 어느정도는 절제된 구조로 만들어졌다.
아니, 조심스럽게 만들어졌다고 해야되나?
비루한 부당획득의 정권유지를 위해 정경유착과 언론탄압과, 애매한 일반인들을 개잡듯 사상사냥해가며, 군부정권들이 누리고 남긴 오물들은,
문민정부를 거쳐 IMF라는 폭탄을 맞게했고, 이후 국민의정부-참여정부 는 폭탄현장의 잔재를 안고 피해수습 하는 과정에 고통분담을 외치다가
결국, 소수를 제외한 국민 대다수의 생활을 하향평준화로 안착시켰다.
“이라믄 안되는 거잖아요? 이런게 어딨어요? “
그 시대의 말도 안되는 인권학살보다 ,
기본적인 행복추구권에 있어서 어쩌면 더 길고 힘들고 지루한 걱정을 해야될지도 모르는 앞으로의 미래에,
눈치껏 충분히 호화롭게 살 수도 있는 밥그릇을 스스로 걷어차내고,
정의감과 열정으로 변호해줄 가방끈짧은 독고다이 변호사 송우석 같은 사람이 나와줄 수 있을지 나는 확신하지 못한다.
노사모의 부활을 부르는 영화가 아니라,
영화가 말하고 싶은 핵심은 부디 이것이 맞길 바란다.
“대한민국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5공때는 청소년이었고 6공때 이후로 지금까지 쭈욱 스스로 내 앞가림 하며 먹고살기 바쁜
한사람의 사십대 중반 독거중년의 입장에서 볼 때,
자본과 권력이 주인인 세상에서는 우린 계속 안녕하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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