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미가 뛰어나다.
마치 정말 함께 우주를 유영하는 느낌으로 영화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몸에 힘을 주고 볼 정도로
몰입 또한 잘되는 영화였다.
예상 못한 재난에 가쁜 호흡과 당황한 상태로 영화 전반,중반 내내 소리를 질러대는 스톤 박사의 모습은
,,, 여유있는 유머까지 구사하는 차분하고 이성적인 맷의 대처방법과 뚜렷한 대조를 이룬다.
인간은 갑작스러운 불행을 예상하지 못한다. 아니, 예상하기를 꺼려한다.
사고나 죽음 같은것에 대해서는 더욱...
불운이나 재난이 갑자기 닥쳤을 때 대처하는 맷의 모습이 멋지다고 생각했다.
소리도 산소도 없는 우주가 조용해서 좋다고 말하던 스톤은 , 절명의 순간에도 지구로 돌아오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 선택을 하면서 진공상태의 우주를 벗어난다.
영화를 보며 ,,, 너무 몰입한건지,,, 현재의 내 삶을 내내 반추하게 했다.
조용한 우주의 진공상태처럼 난 항상 혼자 있을 때 가장 안전함과 안락함, 편안함을 느낀다.
섞이고 부대끼며, 어쩌면 '견딘다' 라고도 할 수 있는 ' 타인과의 교류'가
내겐 항상 좀 버겁고 불편하고 시끄러우며 공허할 뿐이다.
산소없는 조용한 진공상태보단,,,, 그래도 결국은 중력의 지배를 받고 소리가 들리는 '주고받음'의 상태가 나은 거 라고 영화는 내게 말해주고 있는 것 같다.
정말.....
그런건가?
지구가 오히려 안도감이 맞는걸까...
그렇겠지?
나도 나만의 진공상태환경보단, 희노애락이 있는 타인과의 교류를 멈추지 말아야 하는거구나.
근데, 왜 ...?
타인은 지옥같기도 하지만, 결국은 스톤을 위해 스스로 끈을 놓고 자신을 희생해준 맷 같은 꽃도 있는거니까...(?)
(현실에선 왜 조지 클루니 같은 꽃을 만날수가 없는거지? ㅋㅋ
어찌보면 그런 건 영화를 위해 만들어낸 , 좀 억지스런 휴머니즘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
영화 중반 까지 산드라블록이 멘붕 상태에서 질러대는 비명소리는 영화의 몰입을 적잖이 방해한다.
불필요한 로맨스나 , 뻔하고 식상한 잡스러움 없고,
깔끔하지만 깊이감있는 전개와 , 무엇보다 유려한 영상미가 감동적인 ,,
좋은 영화다.
*여자 과학자나 박사 역할은 그동안 혼자 다 해먹던 시고니 위버의 아우라를 세대교체 해줄 여배우는
없는건가...
에이리언의 리플리 , 카피캣의 허드슨, 아바타의 그레이스 ... 모두 훌륭했는데 말이야...
맡은 배역마다 거의 모든 명함이 박사로 기억되는 시고니 위버의 영역을 대체해줄 수 있는 포스트 시고니 위버는
없는가보다.